ep. blue hour 악곡 해설

rayelxia's starry station

2025/07/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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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색채를 쫓는 작곡가 rayelxia입니다.

오늘은 제가 응원하는 자급제(セルフ受肉) VTuber, 키리츠키 리르 님의 활둥 4주년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이하 한국 정서에 맞게 경칭 생략)

키리츠키 리르(霧月リル)는 일러스트 창작과 ASMR을 주력으로 하는 수면계 VTuber로, 제게 있어 많은 영감과 힐링, 에너지를 주는 방송인입니다.

VTuber에게 있어 4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런 경사스러운 날을 기리고자 1분 내외의 짧은 악곡 4곡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번 EP는 단순한 팬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키리츠키 리르라는 존재를 표현하는 컨셉아트로서 접근하였습니다. 이 글은 그녀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표현한 것인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

 

 

Track 1. 달을 보는 자, 달을 쫓는 자
원제: 月を観る人、月を追いかける人

달.

인간은 달에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경외대상이거나, 꿈, 어둠 속을 비추는 희망을 뜻하기도 하죠. 혹은 그냥 아름다운 대상일 수도 있고, 옛 사람들이 사랑을 속삭이던 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녀에게 있어 달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해석을 곁들여본다면, 그건 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것은 아폴로 11 덕분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달은 인류에게 이상으로서만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이상을 이상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직접 나아가는 것. 아폴로 11이 인류 역사에게 남긴 선물은, 과학적 진보에서 그치지 않고 희망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리르는 끊임없이 성장을 갈구합니다. 다양한 상상을 하고, 그것을 노션에 적고, 실천할 수 있는 형태로 정렬하여 하나씩 이루어갑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녹여내기 위해, NASA가 기록한 아폴로 11 카운트다운 음원을 웅장한 호른과 곁들여 연출했습니다.

그 외에도, 평안한 밤을 만들어가는 그녀의 분위기를 밤의 환경음으로, 시행착오와 고난의 인내를 악기상으로 녹여냈습니다. 반짝이는 밤하늘의 달빛은 산란하는 벨소리로 표현하였습니다.

 

 

Track 2. Luminous Universal Constructive Kiritsuki laboratorY

키리츠키 리르의 방송 인사멘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こんすや!研究所育ちおねむ系VTuberの霧月リルです。
콘스야! 연구소 출신 수면계 VTuber 키리츠키 리르에요.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연구소입니다.

인간과 차이없는 외모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사실 그녀는 연성생명체 호문쿨루스입니다. 창작 씬에서는 종종 창작물을 연성한다고 표현하는데요. "호문쿨루스"는 자급제 VTuber라는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전신샷을 보시면 붕대로서 외형적 표현도 되어있습니다)

 


그녀의 방송에 사용되는 리소스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본인이 전부 직접 제작한 것입니다. 리르는 매우 다재다능한데,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도트, Live2D, 영상편집 및 애프터이펙트, 녹음, 심지어 간단한 HTML을 구사할 수 있는 만능 VTuber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름다움(可愛さ)에 가까워지기 위해 몇 번이고 스스로를 연성해 왔습니다. 어쩌면 그녀는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대상임과 동시에, 연구자로서의 면모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이에 저는 ASMR 크리에이터, 연구자라는 키워드에 착안하여, 다양한 자연적/디지털적인 효과음들을 패닝과 함께 연출하였습니다. 리르가 선호하는 Lo-Fi 장르의 특징을 차용하여 차분하고 잔잔한 푸른색을 띄도록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Track 3. the creativity

이 세상에 ASMR을 하는 VTuber들은 전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이 세상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도 셀 수 없이 많구요.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은 낮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자급제 VTuber들 역시 수두룩하게 있습니다.

드넓은 세상에서 "키리츠키 리르"라는 크리에이터를 발견하고 그곳에 정착한 이유는, 바로 대체불가능한 개성 때문입니다. 그 개성을 하나로 요약해야 한다면, 저는 "창작자적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리르는 자신의 창작물을 사랑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도 좋아해주길 바랍니다. 같은 창작자가 느끼기에도 그녀의 일중독(?)은 경이로운 수준인데, 그런 열정과 에너지, 독창성을 이 트랙에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창작 생활에 영감이 가득하길 바라며, 바다와 안개의 촉촉함이 생각나는 톤을 잡았습니다. 낼 수 있는 가장 강한 rayelxia적인 색채를 난해한, 하지만 밝은 화성으로 연출하고, 날렵하고 풍부한 비트와 리드를 곁들여 장식해보았습니다.

 

 

Track 4. 다음 편 예고
원제: 次回予告

다시 방송 이야기로 돌아와볼까요. 리르는 창작자이기도 하지만 방송인이기도 합니다. 냉정하게도 전업 방송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몇 년 전 만 하더라도 저는 대중성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식이 "타협"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리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리르는 분명히 그녀의 색을 발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았죠.

시청자들도 기본적으로는 즐기기 위해 방송을 봅니다. 게다가 방송 중의 즐거움 뿐만이 아니라, 다음 방송을 기대하는 재미도 공존하죠. 이런 점에서 "즐거움"은 그녀를 관통하는 중요한 점이라고 보아, 발랄한 랙타임으로 편곡하였습니다. 

 

 

마무리하며

창작자에게 있어 영감은 중요한 원천입니다. 영감엔 직접적인 소재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을 때 가장 좋은 작품이 나오는 법입니다. 예술가로서의 성장과 일상의 회복, 그리고 말로 차마 다 담을 수 없는 은혜를 이 자리를 빌어 리르님에게 전해드립니다.

다시 한 번 4주년 축하해요!

 

 

좀 더 개인적인 이야기

이번 작업은 축하 이외에도 몇 가지 다른 각오를 가지고 임했습니다.


본업이 음악가가 아닌 저에겐 사실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퀄리티는 포기하기가 힘들고, 선호하는 장르가 하필이면 손이 많이 가는 것들이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했습니다.

비교적 덜 걸린 편인 naïades는 착수부터 업로드까지 약 20시간 소요되었습니다. 심한 경우 80시간을 투입한 적도 있습니다. 숙련도 문제도 있긴 하겠지만, 이 바닥 넘사벽의 프로젝트를 보면 숙련도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절대 아닙니다.

때문에 지속가능한 창작을 위해선 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현대인들의 음악 소비 패턴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 외부적인 변화가 제게 새로운 돌파구를 떠올리게 해줬습니다.

"만약 1~2분 내에 화려하고 압축된, 다채로운 색을 내보는 건 어떨까."

예전부터 지루한 음악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작곡 입시 경험에서 얻은 다이나믹한 편곡기법을 무기로 쓰는 자로서, 오히려 짧은 길이가 제겐 더 적합한 형식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투고텀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장시간 작업으로 번아웃이 오는 것도 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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